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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년 내가 이계통에서 일을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시절 학교에서 이름난 한량에다가 영화,문학,시사에 몰두하여 있던 나는 물리학이라는 전공을 뒤로 한채

진중권,유시민,고종석같은 글쟁이가 되기 위해서 독서실에서 온갖 서적을 탐닉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좀 더 내 멋대로 살아가기에는 IMF 이후 한국은 그리 녹녹치 않은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졸업후 아버지의 퇴직과 더불어서 더이상 집안의 응석받이로 지낼 수 가 없어서 디비입력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돈도 벌고 일도 그런대로 할만해서 본격적으로 이 바닥에 들어섰다. 3개월 짜리 자바교육을 받고

무작정 취업되기를 바랬는데 ...누가 나를 쓰겠냐. 딱 3개월 치 실력일 뿐인데 말이다.

토익점수도 안좋아서 대기업에 지원 할 수도 없고 ..김대중정부의 아이티인력양성 과 더불어서 벤처거품이 빠지던
시절이라서 학원 수료후 3개월을 놀았다 ㅠ.ㅠ

왠 듣보잡인 회사에 취업을 했는데 웃긴게 면접보고 집에 갈려고 버스 기다릴려고 하는데 다시 오라고 하고는

오늘 부터 근무하란다 ㅠ.ㅠ

그 회사는 얼마후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었다...오호..

그리고 바로 ERP 프로젝트 투입..과장 1, 대리 1, 사원 2 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한두명씪 빠지더니 나혼자

ERP를 개발하게 되었다 . 아 가리봉동의 그 공장.. 지금은 그 주위에 아이티벤처타운이 들어섰더라.

신입이 몰 알겠냐. 그런데 거기 이사, 공장장이랑 생산프로세스 확립하고 영업프로그램 만들어주고 그러고 있던

내 모습을 보았다. 분석,설계,개발까지....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일이 일어난것이다.

그 때 다닌 회사는 조금 웃겼다. 돈아낄려고 신입들 뽑아놓고 엄청 갈구는 구조였다. 그리고 사장,이사,인사과장이

3형제인 가장 기피해야 할 회사였고 모기업에서 조차 따 당하기도 하고 (그때 사장나이가 지금 내나이다.)

월급도 쥐꼬리만큼 주면서 그것마저 동결을 하자 ..더이상 배울게 없다고 생각하고 사표를 썼다.

그 ERP 프로젝트한 회사에서 OFFER 가 왔지만 집에서 너무 멀었다 ㅠ.ㅠ 1시간 40분이라니 ..

그리고 다시 백수생활 경력 1년 반으로 날 반겨주는데는 없었는데 ..

한 회사에서 삼성그룹 전산신에 파견근무가라고 하더라. 난 아직 순진해서 그런지 하청구조를 몰랐다.

거기서 삼성직원마냥 똑같이 통제받으면서 ( 봉사활동, 당직 다 섰다. 그러나 삼성애들은 있지만 난 수당이 없었

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인포믹스담당자였고 거기서 파생된 웹데이타블레이드로 개발을 했다 .

알려나 웹데이타블레이드 ...파일구조가 아니라 디비구조로 되어있는 웹개발툴이다.

BLOB 으로 HTML/JAVASCRIPT 의 코드들을 저장한다. 저걸로만 웹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몇개의 함수를 제공해준다. 변수선언태그,SQL실행태그 ,그리고 IF문 이게 다다.

For, Loop , 널값처리 이런거 기대하지 마라. 저 3개로 모든걸 다해야 한다.

온갖 꽁수를 써야 하고 해당 소스코드가 길면 Include 시켜야 한다. ( 여기선 Include 가 Select 다 . 왜냐 디비에

저장되니깐 )  암튼 그 고생이 어느정도 Logic 이 뭔지 알게되고 Query 실력도 늘었다 ( ERP 할때 JOIN 을 못

걸어서 For 문으로 뺑뻉이 돌렸다) 6시그마 개념도 알고 ...그러나 난 거기서 매일 웹서핑만 하는 불성실한

직원이였다 ( 알잖아 감시의 삼성) 아니 내가 거기 직원도 아니고 내일 빵구낸적도 없고 그런데 뭔 상관이지?

암튼 거기서 온갖차별과 반목을 겪고 다시 사표를 쓰고 이번에는 CRM 솔루션 엔지니어가 되었다.

뭐가 몬지 모르는데 그냥 뽑더라. 거기도 그냥 그저그러한 회사였는데 왠 대만 대기업이 회사를 인수해버렸다.

내가 뭐가 있나 . 내가 들어간 회사는 다 잘되지?

거기서 개발은 그냥 그렇고 쿼리만 엄청 짜다 3년을 버텼다. 심지어는 자바나 C#에서 처리할 일들을

PL/SQL 이나 쿼리로 해결해 버렸다.

문제는 솔루션 제품이 너무 후지다는데 있다. 난 프로젝트 나갈때마다 죄를 짖는 기분이다.

이런 제품을 구라쳐서 팔아야 하나하고 그리고 그 덕분에 몸빵하는 회사도 원망스러웠다.

그러다가 조선일보가 주도하는 온라인광고프로젝트에 총괄PM을 하면서 문서 작성력 , 말빨을 키우게 되고

WEB2.0 이 뭔지 , 앞으로 이 바닥이 어떻게 될려고 하는 지에 대해서 끊임없는 사고를 하게 된다.

그냥 이대로 이대로 가자라는 주의에서 나도 이바닥에서 한가닥 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JAVA , C# , SUN , MS , ORACLE 언어와 벤더를 가리지 않고 모두 눈여겨 보게 되고 한 웹서비스 회사에서

팀장제의가 나서 내가 생각하고 옳다고 믿는것을 실행할 때가 왔다고 여기고 들어갔더니

조직개편이 일어나서 다시 팀원이 되어 오늘은 코더가 수정한 HTML을 기존소스에 적용하고 왔다 ㅠ.ㅠ

이 바닥 7년동안 ASP 하다가 VB 하다가 인포믹스 하다가 오라클하다가 JSP 하다가 등등 ..

한가지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고 이것저것 다 해본듯하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개발 2~3년차랑 아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 남의 소스 보는 눈은 꽤 내공이 높다, 스스로 짜지 못해서 남의껄 너무 보다 보니깐 ^ ^ )

그러나 경험은 어떤 누구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ERP , 전산실 ,6시그마 , KMS , CRM , DW , 웹서비스 ,B2B

이런걸 경험한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 이 바보야 , 중요한건 사람이야 '  맞다 사람이다.

기술이나 영업이 아니라 이 바닥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고

좋은 마인드를 가진 사장만이 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당연한것을 등한시 하고 있다. 자바가 어떻고 C# 이 어떻고 리눅스가 어떻고 윈도우서버가

어떻고 ...아무리 좋은 연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다루는 사람이 서툴면 오히려 주위가 다칠 수 있다.

자바 클래스 상속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왜 상속을 해야 되고 그게 얼마나 이로운지 아는게 중요하다 .

좋은 개발자되기는 물건너간 나에게  많은 개발자들을 나처럼 되지 말라하고 좋은 개발자로 나아갈 수 있게

길잡이를 해줄 수 있는 좋은 관리자가 되고 싶다.

저 과장 꼴통이라고 뒤에서 욕할 지라도 하다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세상을 이롭게 할지

끊임없이 사고하는 그런 개발자들을 양성하는 관리자 말이다.

그들의 히어로가 되고 싶다. 그래서 그런 히어로들이 세상을 구원하는 그런 세상을 꿈꾸어 본다.

Posted by 기억상실 :